중세의 심영, Peter Abelard 종교 이슈

11세기 당시 유럽의 교육시장은 불안정하고 잔혹했다고 한다. 교사들의 생계 수단은 학생들의 관심을 얻어 수업료를 받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런 환경에서 교사의 명성은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고 명성이 없다면 신입생과 수업료는 기대할 수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파리에서는 명성을 얻기 위한 일종의 도장 깨기가 성행했다고 한다. 교사들은 경쟁상대의 수업에 난입해 상대방을 논파함으로 자신의 명성을 높이고 상대방의 학생들도 빼앗아왔다.
그중에 특히 돋보였던 이는 집안의 재산도 마다하고 파리로 뛰어든 Peter Abelard였는데 토론에서 그를 이길 자가 없었던 Abelard는 연승을 거듭해나가며 학생 수를 늘려갔다. 그런데 그에게 패배하고 소외된 교사들이 하나둘 쌓이고 원한이 깊어지자 Abelard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게 돼었고 결국 가장 명석한 제자들과 함께 파리 남쪽의 Melun으로 도망치듯 떠나야만 했다. 그렇게 외딴 곳에서 10여년 고생한 끝에 Abelard는 다시 파리로 돌아올 수 있었고 이번에는 노틀담 대성당의 참사회원(?canon) 자리도 구해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명석했던 Abelard는 이제 주교직만 손에 넣으면 학자로서 전도유망한 길을 걸을 수 있었는데... 불행히도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며 내리막 길을 걷게 된다.

그녀는 다른 참사회원의 조카인 Heloise였는데 외모는 평범했지만 당시 여성 치고 훌륭한 교육 수준을 갖추고 있어 시세로, 오비드, 버질을 자유자재로 인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지성에 반한 Abelard는 그때부터 민망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를 향한 나의 갈망은 불길과 같다. 그녀에게 개인교습을 할 시간이 있다면 더욱 수월하게 그녀를 가질 수 있을 것인데... 결국 그녀의 삼촌과 거래를 했다. 그녀의 삼촌에게 소정의 대가를 지불한 결과 그녀가 살고있는 삼촌의 집으로 초대받게 되었다.
돈에 눈이 먼 Heloise의 삼촌 Fulbert는 타오르는 Abelard의 갈망에 기름을 부어버렸다. Abelard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독신을 유지해온 Abelard를 신뢰한 나머지 그에게 Heloise의 개인교습도 부탁해버린 것이다. 그동안 똑똑한 Heloise를 후원해오며 그녀가 수녀원장이 되기를 기원해 온 삼촌에게 명석한 독신남의 개인교습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을 것이다. Heloise도 개인교습을 흔쾌히 허락했고 교습이 시작된지 얼마안가 Abelard는 또 민망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우리는 수업을 핑계로 사랑에 몸을 던졌다. 펼쳐진 책을 읽기보다는 사랑의 대화를 낭독했고 가르치기보다는 키스를 나누었다. 나의 손은 책의 페이지가 아닌 그녀의 가슴을 향했다.
깊어지는 사랑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Abelard는 거부하는 Heloise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그녀를 강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신이 원치 않아 강력하게 거부하면 나는 위협과 폭력을 행사했고 본질적으로 약한 당신은 나를 거부할 수 없었다.
Heloise는 그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Abelard에게 푹 빠져있었는데 결국 삼촌 Fulbert마저 두 사람의 사랑을 알아버렸다. 삼촌의 진노를 두려워한 두 사람은 파리를 벗어나 Abelard의 고향인 Le Pallet으로 도망쳤고 그곳에서 전전긍긍하다 Heloise가 아이를 출산하자 삼촌과 담판을 짓기 위해 파리로 향했다. 그런데 야심을 가지고 있던 Abelard, Heloise가 수녀원장이 되기를 바란 삼촌에게 공식적인 결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하지만 그 사실을 비밀로 해야하며 출산한 아이는 Abelard의 형제가 입양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고 Heloise도 이에 동의했다.

슬프게도 이 합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비밀은 새어나갔고 불안해진 Abelard는 합의를 파기하고 Heloise를 수녀원으로 쫓아버렸다. Abelard가 Heloise를 쫓아낸 것에 분노한 삼촌 Fulbert는 잔혹한 복수를 계획했고 의술에 띄어난 동료와 함께 Abelard의 집으로 침입해 Abelard가 자고 있는 동안 그 곳을 실로 단단히 묶어 출혈을 막은 다음 날카로운 외과용 칼로 타겟-_-을 절제한 뒤 유유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 과정이 어찌나 빨랐던지 그때의 일을 두고 Abelard가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회상할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남성구실을 못하게 된 Abelard는 수도원으로 피신했고 Heloise 역시 충성 맹세와 함께 수녀원으로 향하는 것으로 두 사람의 사랑은 끝이 났다. 더불어 그녀의 삼촌 Fulbert는 참사회원직을 잃고 사유재산을 몰수당했지만 그의 복수가 정당했다고 생각한 몇몇 사람들에 의해 몇 년 후 복직되었다고 한다.

덧글

  • 떠리 2014/01/15 17:15 #

    아니 이보시오!!
  • 271828 2014/01/15 18:42 #

    외과양반!!
  • 긁적 2014/01/15 18:21 #

    ㅋㅋㅋ 복수 치곤 너무 가혹하잖아 이 양반아!!!!

    PS : 근데 독자분들이 오해하실까봐....
    아벨라르가 리얼판 심영이라고 해서 무시했다가는 존나게 털린다는 거 ㄱ-....
    아벨라르 중세철학 분야의 케본좌 중 하나입니다.

    저 분은 저런 비극적인 일화(....) 없어도 충분히 유명해질 수 있는 분이심. ㅋㅋ
  • 271828 2014/01/15 18:47 #

    교부들의 논쟁을 집대성한 Yes and No라는 책도 유명했다고 하더군요. 근데 생전에는 정적이 너무 많아서 환영 받지 못했고 사후에 재평가 되었다고 함 ㄷㄷ 그래도 좋지 못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스폰서가 끊이지 않았다고 하는 걸 보면 본좌긴 본좌인듯 ㅎㅎ
  • 예수게이 2014/01/15 19:36 #

    곶자하니..
  • 271828 2014/01/15 22:06 #

    곶ㅈ라니
  • 문제중년 2014/01/15 20:09 #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이야기네요.
    이건 로리콘 양식업자(줄여서 키잡)와 고자되기 죠.

    처음 만난 그 때 두 사람 사이의 나이차가 20년.

    뭐 저 때 기준으로 중늙은이인 30대가 10대를 만나서 우헝헝한 것은
    그렇다 쳐도 그 결과가 자다가 고자되기였다는게...


    p.s:
    아벨라르는 중세 철학에서 빠지면 섭한 사람이죠.
    스콜라 철학이니 유명론 / 실명론에 보편논쟁 하면 나오는 사람이니.

    여튼 아벨라르 먼저 죽고 엘로이즈가 20년 뒤에 죽던가 그렇고 나중에
    합장, 지금도 파리 공동묘지 대리석상 밑에 합장되어져 있다죠.
    중간중간에 이장되고 이러면서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19세기에 지금의
    묘지에 영면한 것이 다행.


    p.s:
    개인적으로 이 두사람 이야기 듣고 느낀게...

    1. 교사(교수)와 여제자의 사랑 아니 개인수업
    이게 무슨 야설이란 말이오!

    2. 수녀원장과 철학자의 정신적 사랑이 되는건 무슨 경우.
  • 271828 2014/01/15 22:06 #

    젊은 남녀가 만난 건 줄 알았는데 나이 차이가 좀 나는군요. ㅎㅎ
    그건 그렇고 죽어서 해피엔딩이라니.. 뭔가 슬프네요 ㅠ
  • 미자씨 2014/01/16 01:08 #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대학교 신입생때는 저 둘의 간절한 사랑만 눈에 들어왔는데..
    이제 와서 다시 보면... ㄱㅅ.............그냥 딱 ㄱㅅ
  • 271828 2014/01/16 16:18 #

    잘 각색하면 멜로드라마 한편 나올지도? ㅠㅠ

    그리고 죄송한데..ㄱ ㅅ이 뭔가요? ㅋㅋ
  • 미자씨 2014/01/16 18:11 #

    개새...(소곤)
  • 271828 2014/01/16 21:09 #

    (그..그렇군요.)
  • 동사서독 2014/01/16 03:41 #

    중국의 심영 사마천 생각도 나는군요.
    여보시오 황제양반 내가 고자라니!
  • 271828 2014/01/16 16:18 #

    글로벌 현상이군요...
  • 메데 2014/01/16 13:32 #

    이보시오, 삼촌양반, 이게 무슨소리야 으헣헣헣..내가 고자라니!
  • 271828 2014/01/16 16:19 #

    사..삼촌양반..으헝허엏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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