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힉스, 도킨스는 근본주의자 전투적 무신론

힉스 입자로 유명한 피터 힉스가 El Mundo지와의 인터뷰에서 도킨스의 타협 없고 부정적인 종교관을 거론하며, 도킨스가 또다른 종류의 근본주의자이고 종교인을 대하는 그의 방식이 창피하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합니다.(가디언지 링크가 막혀서 여기로 링크)

힉스는 "도킨스는 지나치게 근본주의에만 집착한다. 하지만 근본주의자가 아닌 종교인도 다수 존재한다. 근본주의는 다른 문제이다. 도킨스는 거의 또 다른 종류의 근본주의자가 되어있다. 과학적 이해의 발전이 일부 종교적 동기를 저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종교와 과학의 양립이 불가능함을 의미하는 것는 아니다. 다만 수천 년 전부터 통용되었던 종교적 동기가 약화되었을 따름이다. 이것이 종교와 관련된 문제를 종결짓는 것은 아니며 확신을 가진 사람은 근본주의만 버린다면 신자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다루는 과거의 토론에서 보인 모습을 버리고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동료 과학자 중 다수가 종교인이라며 "나는 종교인이 아니지만, 이는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부분이 크고, 과학과 종교를 조화시키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 탓은 아니다"고 말했다. 

예전에 세상이 신의 입자로 떠들석할 때, 힉스가 신의 입자라는 단어의 사용에 반대하며 그 단어가 힉스 입자의 성격과 무관하고 종교인에게 불쾌감을 줄까 봐 염려된다고 했을 때 대충 이런 겸손한 입장이려니... 했었는데 역시나 군요. 귀감이 되는 무신론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도킨스는 예전에 노벨 화학상의 호프만에게도 근본주의자 소리를 듣더니 동네북이 다 됐군요. 최근에는 저명한 심리학자의 책에서도 등장하길래 깜놀했습니다.

My aim in this book has been to restimulate discussion on the causes of evil by moving the debate out of the realm of religion and into the realm of science. I have done this not because I have a Dawkinsian antireligion agenda. On the contrary, I think religion has an important place for individuals and communities whose identities are tied up with such cultural traditions, rituals,and practices.

위 문장은 extreme male brain 가설과 자폐증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Simon Baron-Cohen의 <The Science of Evil>에서 발췌한 것인데, 도킨스주의에 선을 긋는 것으로 자신의 의견을 펼쳐야 하는 Cohen의 입장이 안타까운 한편 웃기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최근에는 <What Is it Like to Be a Bat?>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유명한 Thomas Nagel이 탱커로 등장해서 신다윈주의, 환원주의, 물리주의 가리지 않고 도발하는 위태로운 짓을 하고 있길래 흥미가 생겨 Nagel의 저술에 대한 리뷰를 살펴보고 있었는데 거기서도 까이더군요.
He writes. "It is prima facie highly implausible that life as we know it is the result of a sequence of physical accidents together with the mechanism of natural selection." He resents the strong-arm, in-your-face atheism of Richard Dawkins and Daniel Dennett as a kind of bluff, and blod-faced cheek.

in-your-face atheism이라니ㅋㅋ 직역하면 니-면상에-무신론, 의미를 살려 번역하면 무례한 무신론 정도 되려나요? Nagel이나 리뷰어의 주장은 납득이 안가지만 in-your-face atheism이라는 표현은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동네북이 된 도킨스는 이쯤하고..이보다 충격적인건 도킨스의 '팬'과 동료들의 반응입니다.

도킨스를 깠다고 작정하고 힉스를 까고 있었습니다... 뭔가 하니 Jerry Coyne이 (1)예전에 힉스는 노벨상 수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2)과학자가 노벨상 수상에 연연하지 않는 건 말이 안된다. (3)그래서 힉스는 지적으로 부정직한 사람이다. (4)도킨스가 근본주의자라는 힉스의 언급은 이런 지적인 부정직함의 결과이다. ...대충 이런 맛이 간 논리로 도킨스 커뮤니티를 선동하면서 힉스에 대한 적개심을 높이고 있더군요. 도킨스 팬이라는 것들이 Coyne의 글에 공감하면서 현실외면하고 있는 꼴을 보시면 졔들이 목사 까면 거품무는 일부 맹목적인 개독이랑 크게 다를것없음을 실감하실 것입니다. 

덧글

  • 싯딤 2013/02/05 17:37 #

    아옼ㅋㅋㅋㅋ 그나저나 오래간만이에요 ㅋㅋ
  • 271828 2013/02/05 17:58 #

    넵 오랜만이에요. ^^
  • 2013/02/05 18:4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2/05 19: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2/05 22: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2/06 17: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커티군 2013/02/05 18:23 #

    이런...진짜로 '일부 무신론자'드립이 나올 날이 머지 않을듯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ㅎㅎ
  • 271828 2013/02/05 19:27 #

    오랜만입니다 ^^ Nagel도 그렇고.. Cohen도 그렇고 선을 긋는 분들이 자주 눈에 띄이네요. 전투적 무신론이 물러나고 관용적이고 대화가 가능한 무신론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의 전조로 봐도 되려나요. ㅎㅎ
  • 식용달팽이 2013/02/05 18:27 #

    전투적 무신론자는 자신의 상대와 닮아가게 되죠. 강력계 형사들이 범죄자와 구분 불가능할 정도로 닮아 가듯이...
  • 271828 2013/02/05 19:27 #

    답 안 나오는 근본주의자들의 인신공격에 의한 악영향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도킨스가 다른 분야의 토론에서 보여준 태도를 보면 원래 성격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긁적 2013/02/05 18:43 #

    도킨스는 그냥 한기총 수준 -_-;
    같은 과학자에 무신론자들도 저렇게 까는데 자기만 바보인 걸 몰라. ㅉㅉ.
  • 271828 2013/02/05 19:31 #

    네. 도킨스와 전투적 무신론은 무신론자한테도 까인다. 중간에 좀 산만해지기는 했지만 그게 제 블로그의 큰 흐름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듯 ㅎㅎ;
  • 긁적 2013/02/06 12:34 #

    ㅋㅋㅋㅋ 역시.
    도킨스를 제대로 까는 포스트에 달리는 덧글의 양은 기독교를 멍청하게 까는 포스트에 달리는 덧글의 양보다 적죠 -_-.....
  • 271828 2013/02/06 17:12 #

    ㅎㅎ 기독교 너무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ㅠ
  • 어떤날 2013/02/06 15:03 #

    도킨스가 이렇게 까이는데도
    자신이 '과학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자처하는 분들 중에서
    도킨스를 숭상하는 분들을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는게 재밌는 것 같아요ㅋ
  • 271828 2013/02/06 17:16 #

    도킨스가 종교 예기할때는 과학적인 주장이라고 할 만한게 거의 없는 것 같아요 ㅎㅎ
  • 2013/02/14 01:2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2/14 04: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잔망스러운 눈의여왕 2013/11/26 19:42 #

    글에서는 조금 벗어나지만, 힉스가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해서 무신론자라고 하는건 너무 성급한 결론이 아닌가요?
    이신론자, 불가지론자, 범신론자일 가능성도 있잖아요.
  • 271828 2013/11/26 20:59 #

    네. 말씀하신대로 이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성향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았지만 예전 인터뷰에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I have to explain to people it was a joke. I'm an atheist, but I have an uneasy feeling that playing around with names like that could be unnecessarily offensive to people who are religious"

    출처:http://www.theguardian.com/science/2007/nov/17/sciencenews.particlephysics
  • 제목없음 2014/01/14 19:54 #

    in-your-face atheism표현을 퇴근하기 직전에 다시 보니 "니-얼굴에-그려놓은 무신론"정도로 직역하면 딱일거 같습니다. 애초에 조롱의 의미가 없잖아 있어보여서:)

    물론 좀더 자연스럽게 의역하자면 "보디페인팅 무신론"정도가 딱이겠네요ㅋ
  • 271828 2014/01/14 20:07 #

    in your face의 의미를 찾아보면 informal blatantly aggressive or provocative; impossible to ignore or avoid라고 되어있기 때문에 그대로 대치하면 도발적/공격적인 무신론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 제목없음 2014/01/14 20:11 #

    해석 감사합니다
  • 271828 2014/01/14 20:23 #

    넵^^;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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